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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서 1년 - 직장에도 나가고 있어요.세계여행 2024. 11. 7. 10:57반응형
네팔에 놀러 온 것은 아니니, 저도 직장이 있습니다. 봉사단으로 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큰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도와주는 역할 정도가 요구되는 자리입니다. 제 임지는 한국에서 많은 도움을 받은 곳이었습니다. 건물도 지어주었고, 안에 시설물도 모두 한국에서 온 것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근무환경은 무척 좋은 곳입니다.
이곳은 네팔의 직업교육청 산하에 기술교사들의 연수원입니다. 30년전 스위스 사람들이 지원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정원이 아름답고, 조용한 대학 캠퍼스 같은 분위기입니다. 정원 관리에 진심인 사람들이어서 일년 내내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자태를 뽑내는 곳입니다. 바로 문 밖의 길거리와 달리 쓰레기도 없고 아주 깨끗하게 유지 관리가 되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관리가 잘 되니, 새들도 무척 많이 찾아옵니다. 아름다운 깃털을 뽐내는 자연에 사는 앵무새도 찾아오곤 합니다.
네팔 직장의 특징인 듯 한데, 오전 오후에 차(찌야)를 마시는 시간이 별도로 있습니다. 아침에는 모두 출근을 하면 사무실에 가방을 두고 나오거나 가방을 멘 채로 중앙 정원 앞에서 서성거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이 기관의 대소사와 정보가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담소를 나누다 보면 수업도 시작되고, 일이 시작됩니다. 그러곤 10시경이 되면 식당(깐띤)에서 찌야를 들고 옵니다. 비스켓도 같이 들고 옵니다. 그러면 모두 마당에 나와서 짜이를 마시는 시간입니다. 보온통에 각각 담아가져온 설탕이 들어간 차와, 들어가지 않은 차, 우유가 들어가지 않은 차(블랙티)를 작은 종이컵에 따라 마십니다. 종이컵이 우리나라 자판기 종이컵에 절반 만합니다.
오후에도 2시나 3시쯤에 다시 차시간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루 두번만 마시는 것이 아니고 중간에 또 나가서 찌야뻐설(찻집)에 가서 추가로 사서 마시기도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현대적인 건물에서 탁상 마이크를 이용하고, 빔프로젝트를 활용하여 전체 회의가 진행되는 날도 있습니다. 이런 날도 여지없이 찌야가 나옵니다.
새로운 코스의 강의를 개강하는 날이나 마치는 날에는 간식상자(카자박스)를 줍니다. 바나나(케라) 또는 사과, 귤같은 과일도 들어있고, 기름에 튀긴 과자가 들어있습니다. 외부로 나갈때는 호일에 싸인 닭다리가 하나씩 들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점심에는 구내식당(깐띤)에서 밥을 먹는 데, 달밭이 나오고 뷔페식입니다. 가격도 착해서 160루피(1600원) 정도 합니다. 교육생과 교사들은 기관에서 수업비에 포함이 되어서 무상으로 제공이 됩니다.
제가 속한 팀은 구내식당 밥을 먹지 않습니다. 꼭 점심때면 우리 팀들이 함께 밖으로 나가서 근처 식당(니타의 식당)에 가서 카자(간식)로 식사를 대신합니다. 니타의 식당이 문을 닫은 날에는 네와리 식당이나 다른 곳을 찾아 가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은 처음엔 볶음면(짜우민)입니다. 이렇게 해서 50루피(500원)에 먹었으니 가격도 정말 착합니다. 이곳에서도 다 먹고 나면 찌야(차)를 또 마십니다. 이런 식으로 먹어대면 하루에 최소 4잔에서 6잔을 마시게 됩니다.
짜우민(볶음면)
그 다음으로 뿌리 떨까리(빵과 카레)도 많이 먹습니다. 기름에 구운 밀가루 빵을 한 개나 2개를 국물같이 생긴 떨까리에 찍어서 먹는 것입니다.
졸모모(만두국)도 가끔 먹습니다. 이건 의외로 약간 비싸서 100루피(1000원)정도 합니다. 네팔 만두를 이상한 소스(국물)에 말아주는 것입니다.
위에 니타의 카자 거르는 거의 채식만 나오고 고기는 없습니다. 우리 팀원중에 한 명은 채식주의자이다 보니 이곳을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끔 문을 닫았을때는 네와리 식당을 갑니다.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오고, 고기도 먹을 수 있습니다. 찌우라(찐쌀)에 콩과 감자, 야채에 소스를 넣어서 나옵니다. 이곳도 가격은 저렴합니다. 고기를 추가하면 약간 더 비싸지기는 합니다.
그렇게 점심도 먹고 다시 사무실에 와서 앉아서 있다보면 2시에 차타임을 가졌는 데도, 퇴근 시간이 다가오는 4시경에 또 동료들이 부릅니다. 그럼 또 밖에 나가서 정문 바로 근처에 있는 가장 가까운 찌야뻐설(찻집)에 가서 또 차 한잔을 마십니다. 이때는 저는 주로 브랙커피를 시키기도 합니다. 너무 차를 여러잔 마셔서 커피로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모든 음식 값들은 더치페이가 원칙이고 정착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은 내가 먹은 만큼 딱 맞게 내지는 않고, 대충 걷어서 내곤 합니다. 가끔은 생일이 있거나 진급했거나, 휴가를 다녀왔거나 좋은 일이 있는 사람이 카자(점심 간식) 차를 사주기도 합니다.
네팔에서 아침, 저녁과 점심은 부르는 명칭부터 다릅니다. 카나와 카자로 불리는 데, 카나는 식사이고 카자는 간식입니다. 카나는 보통 아침 10시경에 먹고 저녁은 8시 이후에 늦게 먹고 잡니다. 심지어 어떤 집은 거의 오후 9시 넘어서 먹습니다. 직장인 들은 아침을 10시경에 먹을 수 없으니, 직장 가기전에 홀로 먹고 출근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7시경에 간단하게 차 한 잔과 비스켓 정도를 마십니다.
카나는 거의 달밭을 고정적으로 먹습니다. 하루 두번은 무조건 달밭을 먹는 것입니다. 사먹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카자인 점심은 식사가 아니기 때문에 간단하게 먹는 편입니다. 일반 가정에서는 카자를 라면을 끓여서 오후 3시나 4시경에 먹게 됩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늦기 때문에 간식도 늦게 먹는 것입니다. 직장인 들은 12시에 카자를 먹긴 합니다. 네팔의 라면은 우리 라면 양의 절반도 안되게 가볍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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