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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트래킹 3] 바시니 그리고 동행. 2004. 11. 10세계여행 2024. 3. 19. 08:00반응형
10월 12일 : 트레킹 2일째 Ghandruk-Komlong-Kimlong Khola - Kimlong - Chommlong
7시 일어남. 약간 흐린 날씨 바로 출발함. 언덕에 오르니 구릉족의 전통 마을이 아래로 내려다 보임. 동네 빠져나오는 길이 어려움. 대충 때려잡아서 물어가며 출발함. 검은색 네팔개가 동네 어귀부터 따라오기 시작함. 다른 개 한마리가 또 따라 오려니까 으르렁거려서 쫒아 내더니 천천히 따라 옴. 그 개를 따라서 가면 거의 잘못된 길인 경우가 더 많아 오히려 내가 개 가이드 하는 꼴이 됨. 개 이름을 바시니로 지어줌(아무 의미없고 그냥 떠오른 이름). 이놈이 둘째 날의 나의 훌륭한 벗이 되어줌. 콤롱Komlong에 9시 50분쯤 지나게됨. 동네 사람들이 바시니한테 돌을 던지고, 분위기 안좋음. 내가 쉬면 옆에 앉아서 같이 쉬고, 먹을 걸 주어도 먹지를 않음. 물도 안먹고, 한참을 가다가 어느 헛간에서 동물의 태 같은 걸 뜯어 먹은 적도 있음. 사람 별로 없고, 한참을 오르다가 다시 계속 내려오니 김롱Kimlong 도착. 사람 별로 없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는 듯함. 오다가 포카라로 물품 구입차 나가는 촘롱 학교 교장선생님 만나고 탑 뷰 호텔 소개 받고, 거기에 한국인 여자둘이 어제 잤다고 말해줌. 조금 더 가다 보니 한총련 티셔츠를 입은 한국인 여대생 2명 만남. 가파른 길을 다 내려와서 김롱골짜기Kimlong Khola 나무 다리 건너서 강변 로지에서 우리네 아줌마 얼굴과 같은 구릉아주머니가 해주는 구릉빵과 꿀로 점심을 먹음(40루피). 밥먹는 동안 바시니는 식탁 아래서 잠. 밤먹기 시작할 때부터 비가오기 시작, 밥먹고 출발하여 동네에 들어 갔다가 길을 살짝 잘못들었는데 암캐를 만나서 바시니가 안 쫒아옴. 빗속에서 한 30분 넘게 기다렸 주었는데도 안 옴. 혼자 촘롱Chommlong을 향해 이동함. 이동 중 사람 전혀 못만나다가 거의 다 와서, 뒤에 일본인 같기도 한 두 남자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 보니 두사람이 ‘뭐라고 하는 거냐’ 한국말로 해서 반갑게 만나 산행 내내 동행 하게 됨(남2, 여2, 포터1).한 구릉족 농가에서 쉬려고 하는데 바시니가 외국인 팀과 함께 나타나서 무척 반가움. 오후 3시. 그 농가에서 불쬐면서 비에 젖은 몸도 녹이고, 짜이 먹고, 감자 구워먹고, 불위의 그릇에서 증류해서 내리고 있는 중인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락시(네팔 술) 한잔 나누어 먹고, 4시 20분까지 휴식함(일행들이 100루피냄, 나중에 MBC에서 둘째아들을 만나게 됨). 쉬는 동안 바시니가 앉아 있었는데 쉬고 나니 사라지고 그게 바시니와 마지막이었음. 나중에 하산 후 네팔인에게 얘기해주고 들어보니 네팔개들은 영혼이 있는 듯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함. 아뭏튼 보통인연은 아니었음.
촘롱Chommlong 도착해서 ViewTop 게스트 하우스에 묶게됨. 날씨가 갑자기 개어서 산들이 앞으로 다가옴. 일부 구름을 두루고 있는 곳은 있지만 하얀 설산이 눈에 쏙 들어오니, 그동안 올라온 피로가 풀리는 듯한 마음이 들고, 힘들지만 내일도 갈 수 있는 것 같은 장관을 보여줌. 일행 두명은 사진 찍는다고 계속 봉우리를 주시하고 셔터를 눌러댐. 해질때 쯤 되니 그 깊은 골짜기마을에 뭉게 뭉게 안개가 일어서 구름 바다처럼 덮이는 모습도 아주 장관이었음. 숙소에 짐 풀고 축축한 옷등을 널어놓고, 다행히 전화가 있어(MoonLight hotel) 카투만두 웃텀에게 전화 걸어서 비행기표 연기 시킴(전화비 120루피).
뜨거운 물 나온다고 했는데 내가 들어갔을 땐 이미 찬물이고 중국산온수기가 있었는데 작동이 안되는 듯 하여, 그래도 꿋꿋하게 찬물로 씻고, 새로운 일행과 함께 식사를 함. 4개의 밭(PlaneRice)과 라면끓이기(신라면+네팔라면), 내 밑반찬 조금 꺼내서 먹음. 일행들이 출국한지 오래된 사람들이어서 고맙게도 초라한 한국 반찬을 맛있게 먹어줌. 위스키 조금, 락시 한병(네팔 증류주, 100루피 내가쏨). 라면 맛있게 먹음.
옆방에 중국인들 이었는데 무척 시끄러움. 이 높은 곳에 와서 세미나 비슷한 걸 하는데 욕에 관한 것인지 욕설이 들림 (Mother Fucker 등) 암튼 별난 사람들임. 시끄러울까봐 일치 감치 자기로 하고 이불속에 들어감.반응형'세계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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